12월21일 토요일부터 2주간의 바캉스 드 노엘이 시작되었어. 프랑스에서는 방학 기간 사람들이 붐비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별로 방학하는 시기가 조금씩 다른데 이번만큼은 예외야. 그만큼 크리스마스는 굉장히 특별한 날이기 때문이지. 방학을 하기 전, 학교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데 아이들 각자가 준비해 온 음료와 케이크, 사탕을 함께 나눠 먹고 크리스마스 샹송(캐럴)을 부르거나 연극을 하기도 해.

우리 가족은 얼마 전 샤또(성) 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파티에 다녀왔어. 샤또 밖 샬레(나무로 만든 집)에는 여러 간식을 파는데 이곳에서 뱅쇼과 쇼콜라쇼, 크레페를 사 먹고 차가운 밤 조명 아래 함께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보냈어.

처음 이 그림을 봤을 때 유럽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색채가 아닌, 일본 판화에서 볼 법한 톤 다운된 푸른색과 붉은색의 독특한 색채의 어우러짐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사랑스러운 복숭아꽃의 살구빛과 핑크빛 그라데이션도 한 몫 했겠지만, 다른 것 없이 그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땅을 디디고 선 나무 한 두 그루를 그린 그림이 왜 그렇게 눈에 띄었을까요? 

그다지 예쁠 것도 없는 나무 한 그루가 ‘내가 주인공이지.’하며 화면 중심에 자리 잡은 모양새가 이상하게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그림을 보며 나뭇잎이 무성해서 대단한 장관을 이루지 않아도, 꽃들 사이로 마른 듯한 모습의 가지가 리얼하게 보이더라도 주목받을 수 있다는 어떤 위로 같은 걸 받았던 것 같아요.(당시 전 졸업 이후 앞날이 어찌 될지 모르는 실로 마음이 착잡한 상황에서 무작정 짐을 싸들고 3개월여의 유럽 미술관 순례길에 나선 때였습니다.)

평균 기온이 27~28도인 이곳에서 크리스마스를 경험하는 건, 한국에서 익숙한 하얀 눈이나 차가운 바람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올해의 크리스마스는 눈 대신 비와 함께 찾아왔다. 며칠째 이어지는 비는 좀처럼 멈출 기미가 없었고, 열악한 배수 시설 탓에 집 주변 담벼락이 무너질까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굵은 빗줄기가 짙푸른 나무들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묘한 풍경은 이곳만의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선물한다.

빗소리와 흙 내음은 한국의 여름 장마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우간다의 비는 길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걷기가 어렵다. 미끄러지지 않으려 발끝에 힘을 주며 조심조심 걸어야 하고, 때로는 앞사람의 옷자락을 붙잡아 균형을 잡아야 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빗속을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진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 이어!”를 외치는 인사말이 비에 젖은 진흙탕이 된 거리에도 따뜻한 온기를 더한다.

크레슈(Crèche) 는 예수의 탄생을 재현한 장식이나 연극을 일컫는 말이야. 프랑스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크레슈 인형극이나 연극을 보는 전통이 있는데 중세 시대부터 내려오는 아주 오래된 전통이야. 요즘에는 예수의 탄생 이야기, 크리스마스의 역사에 대한 연극을 많이 해.

프랑스는 오래된 가톨릭 국가로 크리스마스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로 중요하게 여겨. 그래서 크리스마스 전날 밤 성당에서 열리는 미드나잇 미사 (Messe de Minuit)에 참석해 경건한 시간을 보내. 우리 가족이 이번에 보고 온 크레슈는 어떻게 크리스마스가 생기게 되었는지, 그 문화는 어떻게 발전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었어. 연극 도중 모두 함께 춤을 추고 피아노 앞에 모여 함께 크리스마스 샹송을 불렀지.

세인트 미쿨라쉬 데이날 아이들과 구시가지로 향했다. 산타의 원형이기도 성 니콜라스는 4세기 그리스의 주교다. 그는 평생 그의 부츠에 동전을 넣고 다녔다고 한다. 이것이 크리스마스날 양말에 선물을 넣어두는 전통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세인트 니콜라스는 하얀 성자의 옷을 입고, 한쪽에는 천사와 한쪽에는 크람푸스라는 도깨비와 함께 온다. 이날 크람푸스는 체인과 말발굽, 종소리를 내며 홀로 구시가지를 걸어 다니기도 한다. 이 나라 사람들은 분장에 진심이라서 실제로 보면 어른들도 겁먹을 정도다. 크람푸스는 나쁜 아이들을 벌주는 역할을 하는데, 커다란 자루를 들고 장난꾸러기 아이들을 자루 속에 납치한다고 한다. 한국의 망태 할아버지와 비슷하다. 세인트 니콜라스는 아이들이 했던 한 해 동안의 착한 일을 이야기하고 앞으로 착한 아이가 될 것임을 약속받고 오렌지와 간식거리를 준다. 장난꾸러기 아이들에게는 감자나 석탄을 준다고 한다. 

똔뚜는 수없이 많은 구상 끝에 가장 받고싶은 선물 하나를 정했습니다. 몇 달 전 부터 그려서 냉장고에 붙여놓고 산타클로스가 선물해주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얼굴은 고양이에 몸은 인어인 인형을 구할 수 없어서..(어떻게 고양이와 인어 인형을 사다가 반을 뜯어 결합시켜 볼까도 생각했지만, 무서울것 같아서…) 다행히 금손이신 시어머니께서 후다닥 만들어주셨습니다. 

언젠가 내 작은 트리사냥 동무는 더 이상 엄마랑 ‘트리 사냥’을 즐겁게 다녀주지 않고, 트리의 오너먼트 같은 모델 포즈를 취해주는 걸 멈추며, 산타를 더 이상 믿지 않고, 크리스마스에 마트에 가서 선물을 심심하게 고르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런 사냥 따위는 없는 초원의 날을 굳이 애써 떠올리며 지금의 행복을 망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언젠가 올 그 날을 굳이 먼저 떠올리지 않으며 지금의 행복한, 메리 크리스마스를 즐기기로 다짐한다. 지금 이 순간 충분히 메리 크리스마스고, 그러므로 앤 어 해피뉴이어까지 바랄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이 다가오는 시기, 아이와 어디 갈지 고민되시죠? 이번 크루레터에서는 경기도에 위치한 아이와 겨울에 실내로 놀러 가기 좋은 공간을 소개해 드릴게요. 가평군 어린이음악놀이터, 경기도 어린이박물관, 헤이리마을, 파주공룡박물관, 사파리체험테마파크, 수원 국립농업박물관, 광명동굴 총 7곳의 운영 정보와 특징을 지금부터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