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포 매거진] 인도네시아의 BBB 그리고 부산의 마우스

11월의 끝자락을 잡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9호 이야기를 풀어나갈 반가운 소식 전해요!

2024. 11. 27.

[포.포포포 1호] 뉴스레터를 시작합니다 : 우리의 잠재성을 주목한 세계

2024.11.27 Wed

인도네시아와 부산

지역과 시간의

경계를 넘어

님 레터를 보내는 지금 전 서울입니다. 오랜만의 폭설. 덕분에 열차는 지연되고 덩달아 일정도 뒤엉키는 와중에도 눈은 참 예쁘구나 1초 컷으로 멍 때리고 있었어요. 눈이 녹아 미끄러운 아스팔트를 요리조리 달음박질 치면서 기차역으로 가는 동안 생각했어요. 눈 오는 날이 더는 낭만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지금은 순간에 불과하니 찰나의 반짝거림을 놓치지 말자구요~! 올해의 끝자락을 잡고 29일 금요일 저녁엔 온라인으로 인도네시아의 BBB와 북토크를, 30일 토요일~12월 1일 일요일 부산 서면 오프라인 마우스 북페어 현장으로 찾아갈게요!💜

POPOPO MAGAZINE

💜도리를 찾아서

인쇄소에서 갓 뽑은 9호를 10월 중순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프리뷰로 선보인 후 11월 중순이 지나서야 독자님들께 전할 수 있었어요. 펀딩으로 응원해주신 독자님들을 비롯해오래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게 인생이라지만 요새 가장 감사한 것 중 하나는 제 "나쁜 기억력"이에요. 픽사와 디즈니의 오랜 덕후로 최애 캐릭터를 꼽는다면 (가장 어려운 질문이지만) <니모를 찾아서>의 도리! 뇌의 과부화, 기억 저장 공간 부족, 스트레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망각이야 말로 신이 인간에게 준 축복이라는 것에 삼만칠천오백억배 정도 감사한달까요. 이 녀석이 씬 스틸러는 맞았던 모양인지 <도리를 찾아서>도 개봉했죠. 작품 속에서 모두가 얘기하는 건 주인공이지만, 주인공 친구나 지인, 혹은 지나가는 행인 1 정도일지 모르는 인물에 더 나를 대입해서 본 적 있을 거예요.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 슈(퍼)스(타)의 삶과 비교할 때 덜 중요해 보일지 모르나 '오늘'이라는 상영 회차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니까요. 해야 할 일은 빨래감처럼 쌓여있고 부족하더라도 도망가지 않고 버텨내는 것을 매일 단련하고 있어요. 보이지 않아도 이런 잔근육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가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쩌다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의 첫 인상은 '엄청난 관세'였어요. 책 값보다 해외 배송비가 더 비싸지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곳에 보내고 싶어 한글과 영어로 포포포 매거진을 만들고 있어요. 빠르게 배송되는 것 보다 분실되지 않고 정확하게 도착하는 이유로 DHL을 주로 이용하는데요. 보통은 메일로 먼저 배송비 고지서가 이후에 세금 고지서가 날아와요. 처음 인도네시아에 책을 보냈을 때 배송비가 두 번 나온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배송비 보다 세금이 더 많이 나왔던 거죠.
수소문해 알아보니 인도네시아에서 잡지는 '풍기문란'에 해당하는 품목이라 부르는 게 세금이라더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정말 무지한 덕분에 상상을 뛰어 넘는 일이 벌어져요. 배송비보다 더 높은 관세를 물고 나서 조금 더 인도네시아라는 나라를 찬찬이 들여다 보게 되었어요. 이후에 인도네시아의 NGO이자 북클럽인 BBB와 인연이 닿으면서 여름부터 준비한 온라인 북토크가 이번주 금요일에 열립니다. 어떤 연사를 초대할까 고민하다 최연소 필진을 섭외했어요.

마더 후드를 넘어 시스터 후드, 우먼 후드로 이어지는 이 연대기에 '엄마가 아닌' 뻔하지 않은 연사가 등장하면 어떨까. 호기심과 기대를 담아 10대 연사를 모시게 되었어요. 마더후드의 기반에는 시스터후드, 우먼후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팀 USA 스케이터이기 전에 뉴욕에 사는 십대 소녀. 수만번 빙판에서 넘어지는 동안 배운 이야기를 시작으로 우리가 '실패'라고 부르는 것들을 재조명 해보려 합니다. 무의식 중에 우리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합니다. 특히 단 몇 분 안에 모든 걸 보여주어야 하는 무대, 스포츠는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해 보입니다만! 완벽한 턴 하나를 완성하기 위한 첫 단계는 '잘 넘어지는 법'이라는 걸 너무 쉽게 간과해온 것은 아닐까요? '모태 완성형'이라는 신조어를 보면서 노력 없이 이미 완성된, 타고난 것에 대한 갈망을 발견합니다. 더더욱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보이지만 잔근육을 다져가는 매일을 함께 돌아보는 시간으로 만들어 볼게요(후기 기대하시랏!)

💜어쩌다 부산

올해 마지막 북페어, 어쩌면 다시 없을 북페어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10월 중순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이어 국내에서 딱 하나 참여하는 북페어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당분간 마지막 북페어가 될 것 같아요. ~할 것 같아요 라는 가정법을 지양하고, 매번 이번호가 마지막이다! 라고 생각하며 잡지를 발행해 왔지만. 성큼 다가 온 내년은 변동성도 새로운 변화도 더 클 예정이거든요. 마치 망원경 렌즈 끄트머리에 거대한 빙산이 보이는 상황처럼 말이죠. 연말에 휘몰아치는 각종 서류와 정산 작업들, 미루고 미뤄왔던 미팅 등. 긍정 회로를 풀 가동하면서 잘 마무리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11월의 마지막날과 12월의 첫 날이 교차하는 이번 주말. 부산 서면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마우스 북페어에 아이와 함께 참여합니다. 이 말은 최고난위도를 자랑하는 아이 의전으로 종종 자리를 비울 상황이 예정이 아니라 확정이라는 상황인데요. 혹시나 부산 마우스 북페어에 오시는 포텐님이 계시다면 미리 인스타 DM 부탁드려요. 제가 버선발로 마중 나가진 못해도 시간 맞춰 딱 기다리고 있을게요~! 북페어에서 준비한 프로그램들도 짱짱해서 부스 놔두고 구경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인데요. 참여하는 창작자를 위한 여러 배려가 돋보여 참가하기 전부터 기대 만발입니다. (창작자별로 담당하는 크루가 있다는 안내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덕분에 오랜만에 부산행이라 돌아오는 차는 일부러 해운대버스 터미널로 예매해 두었어요. 발 한번 찍고 돌아서면 땡인 단 5분이라도 해운대를 아이와 함께 걷고 싶은데 예상대로 흘러간지는 모르겠어요. 책보부상 엄마를 따라 온 아이의 컨디션에 달려있겠지만 이 시간은 훗날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궁금합니다. 이놈의 의전은 언제까지 해야 할 것인가! 일분 단위로 참을인이 올라오겠지만 말이죠~ㅎ

💜두둥 서점에서 만나요!

알라딘, 예스24, 교보문고 온라인 서점을 비롯해 포포포 9호 입고 소식을 전합니다. 겨울 바람은 거세지만 꺼지지 않은 작은 불꽃을 틔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차례로 입고 소식도 전할게요~!

내 안의 잠재력에 점화♥️

프랑스, 프라하, 핀란드, 우간다를 비롯해

포포포 에디터이자 엄마, 여러 역할로 마주한 일상의 발견을 전합니다.

클릭해서 전문을 꼭 읽어보세요💜

[엄마를 위한 힐링 명화] #11. 다시 세상 속으로!

라울 뒤피는 1900년 프랑스 파리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하면서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러다 1905년 마티스의 그림 <사치, 고요, 관능>을 보고 자신의 예술 방향을 완전히 재설정했고, 다음해엔 노르망디 해안에서 그림을 그리며 당시 새롭게 꽃피운 근대적인 생활의 유쾌함과 즐거움을 담아내는 데 몰두했다고 해요. 이후 패션디자이너 폴 푸아레 Paul Poiret와 직물 디자인 작업을 함께하고 장식미술 분야로 활동범위를 넓혀 장 콕토 Jean Cocteau를 위한 무대 장치를 디자인하기도 하고 도자기도 제작했습니다. 이런 다채로운 경험이 회화에도 투영되어 밝고 장식적인 색채와 스케치하듯 빠르게 그은 선들로 이루어진 자신만의 색채 회화를 창조한 셈입니다. 그는 물결치는 듯한 아라베스크 선과 반짝이는, 일상적이지 않은 빛나는 색채로 세상의 기쁨을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마치 대략적인 선으로만 그려진 인물 표현이나 그의 가벼운 붓질과 밝은 색채는 마티스 뿐 아니라 나비파 화가인 보나르와 뷔야르의 그림들과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다시 세상 속으로!' 속으로

[프랑스의 소피] 오 년 만에 내린 첫 눈

“타지에서 외부인으로 사는 건 너무 춥고 외로운 일인 거 같아.“
프랑스에 정착한 첫겨울에 사귄 한국인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했어. 그녀는 결혼하고 프랑스에 정착해 사는 전문직 여성이야. 나는 그녀의 말에 전혀 동의 할 수가 없었어! 왜냐하면 파리의 겨울은 서울의 겨울보다 따뜻했으며 (파리의 겨울 기온은 영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다. 내가 경량 패딩을 입고 겨울을 보냈을 정도) 외로움은 한국에서도 존재했고 어디를 가든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 때문이었지.
‘춥고 외롭다니 내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며칠 뒤 그녀는 그동안 쌓은 경력을 모두 포기하고 다시 한국으로 가게 되었다고 소식을 전해 왔어.
가벼운 마음으로 프랑스로의 이주를 결심한 즐거운 파리지앵의 삶 또한 한 달이 채 되기 전에 끝나게 되었어. 이제 현실이 우리 집 대문을 두드리며 찾아왔기 때문이야.

'오 년 만에 내린 첫 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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